제149화 조화롭다 그 동네 – 경기도 남양주 / 2021년 12월 18일 19:10 방송
제 149화. 조화롭다 그 동네 - 경기도 남양주
수도권 동북부에 자리한 인구 73만의 도시, 남양주. 사통팔달 발달한 교통망 덕에, 서울까지 차로 30~40분이면 닿는 가까운 이웃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신도시이자, 오랜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의 땅이며, 수려한 자연환경을 품고 있기도 한 대표적인 다핵 도시라 할 수 있다. 또한, 전국 각지로부터 이주해오는 전입 인구 역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어 팔도 사람들이 다 모인 '미니 대한민국'으로도 불린다는데.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49번째 여정은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쉬는 '오래된 신도시' 경기도 남양주로 찾아간다.
▶ 대한제국의 시작과 끝이 잠든 곳, 홍유릉
남양주의 한복판, 세상의 소란과 담을 쌓은 듯 고요하게 시간이 멈추어 있는 곳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제207호인 홍유릉(洪裕陵) 경내에는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합장릉인 홍릉(洪陵)과 순종황제와 순명효황후, 순정효황후의 합장릉인 유릉(裕陵) 등 대한제국 황실 가족의 묘가 조성되어 있다. 열강들의 제국주의 속에서도 국가와 민족의 자존을 지키려 했던 대한제국의 시작과 끝을 돌아보며,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는 남양주로의 <동네 한 바퀴> 여정을 시작한다.
▶ 24시간이 모자란 동네 히어로! 금곡동 홍반장
유유자적, 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한 무리의 봉사단원을 마주한다. 연탄 봉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 속에서 종횡무진 일동을 통솔하는 한 남자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본업은 치킨집 사장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삼투와 공사다망한 업무로 인해 '금곡동 홍반장'으로 불린다는 이희문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수상 재난 구조를 위한 동력 수상레저 조종 면허는 물론 실종자 수색을 위해 초경량비행 장치 조종 자격 등 봉사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까지 자비로 취득할 만큼, 그는 봉사에 진심이다. 자타공인, 봉사에 미친 남자라 불리는 그는 대체 왜, 어쩌다 봉사에 빠지게 된 걸까?
▶ 대한민국 나전칠기 명장, 아버지의 길을 따르는 자매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명품으로 정평이 난 대한민국 나전칠기 공예! 30여 가지의 공정을 일일이 수(手)작업으로 완성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로 공예계의 '종합 예술'이라 불리기도 한다. 50년 전 업계에 발을 들인 이래, 오로지 최고의 장인(匠人)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평생을 살아온 대한민국 패세공 명장(名匠) 김용관 씨. 이제는 장성한 두 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전칠기 공예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엄한 스승인 동시에 자상한 '딸 바보'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곁에서 든든히 보필하고 있는 애교 많은 두 딸의 작업실을 찾아 끈끈한 부녀의 정을 만나본다.
▶ 조선 왕가의 궁중 요리, 그 맥을 잇다!
화도읍 월산리의 오래된 시골집 한 채. 그곳에서 배우 김영철은 조선 왕가의 궁중 요리 맥을 잇고 있는 윤석분 씨를 만난다. 그는 과거 운형궁에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족들을 모시며 평생 '충신'으로 살았다는 조충희 여사에게서 궁중 요리 비책을 전수받았다. 마치 요리를 처음 배우듯, 칼질 하나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는 윤석분 씨. 스승의 손끝에서 빚어진 정갈한 손맛과 수라간 뒷이야기들은 아직도 생생히 뇌리에 남아있다는데. 겨울을 앞두고 동치미를 담그던 날, 제자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는 칠보죽과 궁중 갈비찜 등, 따끈하고 든든한 궁중 요리의 향연을 들여다본다.
▶ 가발 전문 헤어숍? 남자들을 위한 미용실
입구부터 가발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화도읍의 한 헤어숍. 이발소인지 미용실인지 정체가 궁금해지는 이곳은 반경 150m 이내 한 동네에서만 46년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가위손' 가족의 일터. 곱슬곱슬한 펌부터 가발 스타일링까지 남성들을 위한 미용실을 표방하는 이용원이라고 한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 또한 아들과 딸인 데다 가게 건물 위층에 층층이 자녀들과 모여 살기까지 한다는데. 함께여서 더 행복하다는 마석우리의 아주 특별한 가위손 가족을 만나본다.
▶ 남양주에서 여유(與猶)를 찾다! 다산 정약용 생가
새들도 편히 쉬어간다는 이름의 조안(鳥安)면 능내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이룬 '팔당호'를 지척에 둔 이곳에는 조선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 마을이 있다. 한평생 애민(愛民)을 실천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던 목민관, 그의 올곧은 성품과 검소했던 생활상은 가문 대대로 살았다는 생가 여유당(與猶堂)에서도 그대로 전해진다. 겨울의 냇물을 건너듯, 사방의 이목을 경계하듯 늘 몸가짐을 조심했던 여유(與猶)의 가르침을 되새겨본다.
▶ '행복 사진사' 찰리가 전하는 포토-테라피
수동면 운수리, 논밭이 펼쳐진 목가적인 풍경 속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은빛 반사판과 전문 장비를 갖추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촬영 중인 사람들과 마주한다. 그리고 전해 들은 사실은 촬영하는 사진사와 모델, 스태프들 모두 병마와 싸우고 있거나 혹은 이겨낸 분들이라는 것. 특히 '찰리'란 예명으로 통하는 사진사 김완철 씨의 경우, 말기 간경화와 종양으로 투병 중인 몸이지만 절망의 끝에서도 환히 웃는 환우들의 미소를 사진으로 남겨주고자 일명 '행복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데. 본래의 이름 '김완철'로 살았던 시간보다, '찰리'라는 이름의 사진사로 살아가는 지금이 더없이 행복하다는 행복 사진사, 찰리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 '30cm 자'로 그려내는 행복! 자폐 화가 한부열 가족의 꿈
한적한 주택가 끝자락에 자리한 조용한 갤러리. 이곳은 자폐성 발달 장애를 가진 화가 한부열의 작업실인 동시에 가족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자신이 기억하는 지난 시간의 행복한 추억을 꺼내 그림으로 표현하는 한부열 작가와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 혹자는 '희생'이라 말할 인생의 수많은 파도를 넘는 동안, 이들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도 단단하고 씩씩하게 성장해왔다. 강박 성향을 가진 한부열 작가가 '30cm 자'로 반듯반듯하게 그림을 그려나갈 때면, 온 가족이 조수로 참여해 그들만의 '그림 놀이'를 시작한다.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한부열 작가와 그의 가족이 함께 그려가는 행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실향의 그리움이 담긴 맛! 3代를 잇는 오이소박이 국수
와부읍 팔당리에는 이름부터 생소한 '오이소박이 국숫집'이 있다. 개성이 고향인 1대 시어머니의 두리를 이어, 며느리와 손자가 3대째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 처음엔 가족들끼리 만들어 먹던 집안의 별미였으나, 어쩌다 이를 맛보게 된 단골손님들의 강력한 권유로 메뉴에까지 이름을 올리게 됐단다. 오이소박이 국수 덕에 식당은 점점 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지만 힘든 식당 일을 아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던 2대 어머니. 가업을 잇겠다는 아들을 스스로 포기하게끔 하기 위해 설거지며, 재료 손질, 하수구 청소 같은 온갖 허드렛일들 전담시키며 혹독하게 고생시켰지만 포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워하는 모습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단다. 눈대중으로 이어지던 손맛을 구체적인 수치로 계량화시킨 3대 아들의 똑소리나는 손맛, 이한치한(以寒治寒)의 별미 '오이소박이 국수'를 맛본다.
수많은 인생이 모여 퍼즐을 완성하듯 조화로움을 이루는 동네. 다채로움이 묻어나는 도시 남양주의 다양한 면면은 12월 18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 149화. 조화롭다 그 동네 - 경기도 남양주 편에서 만날 수 있다.
원문보기: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town/pc/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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